재난피해자 권리


대한민국 재난참사 연대기
모두가 기억해야할 그날

“우리가 겪은 참사를 어떤 누구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2023년 12월 16일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모여 재난참사피해자연대를 발족했습니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는 “누구도 우리처럼 오래, 우리만큼 깊이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생명안전사회를 바라며 모인 재난참사 피해자들의 연대단체입니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소속 11개의 재난참사를 소개합니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자료실

[성명] 260810_부천시는 책임 회피를 중단하고 부천화재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십시오!

성 명 서

 

부천 화재참사 발생 이후 희생자 유가족들은 지난 2년 동안 깊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재발 방지, 그리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최소한의 추모를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부천시는 유가족들의 간절한 요구에 대해 화재 당시의 소방안전점검 및 화재 진압·구조 과정은 소방서의 소관 업무라는 이유를 들어, 시장의 추모식 참석과 사과·반성을 담은 추모사 전달이 어렵다고 회신했습니다.

 

이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지방정부가 행정기관 간 소관을 앞세워 도의 적·사회적 책임까지 외면하는 것으로, 유가족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주는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유가족들이 요구한 것은 법적 책임을 단정하거나 특정 기관의 책임을 대신 인정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부천시장으로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지 못한 참사에 대해 애도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며,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부천시는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추모식 참석과 추모사 전달을 거부했습니다. 과연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까지 기관별 권한과 업무 범위로만 나누어 책임을 피할 수 있습니까?

 

더욱이 부천시는 추모 조형물과 추모공간 조성에 대해서도 관련 조례안이 부결되었다는 이유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조례의 부결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한 모든 노력까지 중단해야 한다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시민들과 함께 애도하기 위해 요청한 시청 앞 잔디광장 사용마저 행사 성격이 허가 기준에 적합하지 않고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허했습니다.

 

시청 앞 잔디광장은 누구의 공간입니까?

시민의 공간이며, 시민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공동체의 기억을 이어 가기 위한 공공의 공간입니다. 화재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두고 시민복리 증진과 관련이 없으며 ‘공감대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사용을 불허하는 것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행정적 판단의 대상으로 축소하는 것이며, 공공청사가 시민과 공동체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는 처사입니다.

 

부천시는 참사 직후 유가족 지원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참사 직후 이루어진 지원과 행정적 조치만으로 추모와 기억, 책임 있는 성찰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지원은 장례가 끝났다고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참사 이후의 삶을 다시 이어가고 사회가 참사의 교훈을 기억할 수 있도록 지속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부천시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합니다.

 

첫째, 부천시장은 부천 화재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앞에 책임 있는 자세로 사과하고,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여 희생자들을 직접 추모하십시오.

 

둘째,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지방정부의 도의적·사회적 책임까지 회피하지 마십시오.

 

셋째, 추모 조형물 및 추모공간 조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십시오.

 

넷째, 유가족과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함께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시청 앞 잔디 광장 사용을 허가하십시오.

 

다섯째, 화재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부천시는 더 이상 권한과 소관을 앞세워 유가족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어느 한 기관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부천시 역시 시민의 안전과 공동체의 책임을 함께 짊어져야 할 지방정부입니다.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부천시는 지금이라도 책임 회피와 무관심의 행정을 중단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의 목소리에 진정성 있게 응답하십시오.

 

우리는 희생자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책임 있는 사과와 진정한 추모,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요구할 것입니다.

 

 

202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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