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오후, 의성군 점곡면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특별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22일 산불이 휩쓸고 간 의성 지역에서 묵묵히 이웃들을 돌보며 활동해온 여성농민회 회원들과 센터 활동가들이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날의 기억들
"연기가 치솟는 장면을 목격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에 도로 옆에서 불길을 봤어요. 그날부터 이장인 남편이 산으로 들어갔고, 전쟁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정말 전쟁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한 농민회 회원의 말입니다. 불길이 계속 번지면서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산불로 인해 공동생활을 해야 했는데 남편이 크게 힘들어했고, 비가 내려 불이 꺼졌을 때 1~2분간의 장대비로 불길이 잡히자 남편을 끌어안고 울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여성들이 펼친 따뜻한 손길
산불이 잦아든 후 여성농민회는 정말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페이스북 '심심잡화점' 회원들이 긴급 구호품을 보내오면 직접 포장해서 의성과 안동에 절반씩 나누어 전달했습니다. 팬티, 양말, 몸빼바지, 이불 같은 생필품들이었는데, 이런 물품들이 얼마나 소중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한국기능장협회에서는 방충망 설치와 파마 봉사를 해주었고, 무안여성농민회는 양파, 파, 쌀, 삶은 고구마를, 언니네텃밭에서는 쪽파김치를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농민들끼리의 연대가 이렇게 따뜻하게 이어졌던 것이지요.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이야기는 사과 수분을 위한 벌 이야기였습니다. 산불로 벌이 모두 소실되어 사과 수분이 어려워지자, 벌 71통을 긴급 공수해서 농가당 1통씩 나누어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전소나 반파 피해를 입은 가구들을 위해 290만 원의 성금을 모금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농민회라는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간다"며 연락해오는 분들이 많았다는 말에서 그들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여성농민회는 단순히 물품 지원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실질적인 도움 방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보니 '생과 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5월 9일에는 주민 바자회를 겸한 모임을 열었는데, 피해주민뿐 아니라 관심 있는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약 70명이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대책위원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여러 피해주민들이 의기투합해 드디어 6월 말 의성군산불피해주민대책위원회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아픔들
하지만 어려움들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산불 피해 이후 정신적 피해가 점점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정마다 소소한 사고가 늘어났고, 호흡기 질환이나 심리적 이유로 인한 계단 추락, 손발 떨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생겨났습니다.
또한 의성군 역시 산불피해주민들의 피해회복에 소극적입니다. 정부의 산불특별법 역시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의 구술을 받아 기록하면 좋겠어요. 아직까지 피해자들이 기억을 생생히 가지고 있거든요." 한 회원이 당부했습니다. 재난 이후 주민들의 건강과 의료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킬 방안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지역은 많은 사회적 관심과 지지를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센터도 열심히 고민하고 움직여 보겠습니다.
멋진 농민회 언니들, 조만간 다시 뵈어요~!
8월 28일 오후, 의성군 점곡면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특별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22일 산불이 휩쓸고 간 의성 지역에서 묵묵히 이웃들을 돌보며 활동해온 여성농민회 회원들과 센터 활동가들이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날의 기억들
"연기가 치솟는 장면을 목격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에 도로 옆에서 불길을 봤어요. 그날부터 이장인 남편이 산으로 들어갔고, 전쟁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정말 전쟁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한 농민회 회원의 말입니다. 불길이 계속 번지면서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산불로 인해 공동생활을 해야 했는데 남편이 크게 힘들어했고, 비가 내려 불이 꺼졌을 때 1~2분간의 장대비로 불길이 잡히자 남편을 끌어안고 울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여성들이 펼친 따뜻한 손길
산불이 잦아든 후 여성농민회는 정말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페이스북 '심심잡화점' 회원들이 긴급 구호품을 보내오면 직접 포장해서 의성과 안동에 절반씩 나누어 전달했습니다. 팬티, 양말, 몸빼바지, 이불 같은 생필품들이었는데, 이런 물품들이 얼마나 소중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한국기능장협회에서는 방충망 설치와 파마 봉사를 해주었고, 무안여성농민회는 양파, 파, 쌀, 삶은 고구마를, 언니네텃밭에서는 쪽파김치를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농민들끼리의 연대가 이렇게 따뜻하게 이어졌던 것이지요.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이야기는 사과 수분을 위한 벌 이야기였습니다. 산불로 벌이 모두 소실되어 사과 수분이 어려워지자, 벌 71통을 긴급 공수해서 농가당 1통씩 나누어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전소나 반파 피해를 입은 가구들을 위해 290만 원의 성금을 모금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농민회라는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간다"며 연락해오는 분들이 많았다는 말에서 그들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여성농민회는 단순히 물품 지원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실질적인 도움 방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보니 '생과 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5월 9일에는 주민 바자회를 겸한 모임을 열었는데, 피해주민뿐 아니라 관심 있는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약 70명이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대책위원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여러 피해주민들이 의기투합해 드디어 6월 말 의성군산불피해주민대책위원회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아픔들
하지만 어려움들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산불 피해 이후 정신적 피해가 점점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정마다 소소한 사고가 늘어났고, 호흡기 질환이나 심리적 이유로 인한 계단 추락, 손발 떨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생겨났습니다.
또한 의성군 역시 산불피해주민들의 피해회복에 소극적입니다. 정부의 산불특별법 역시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의 구술을 받아 기록하면 좋겠어요. 아직까지 피해자들이 기억을 생생히 가지고 있거든요." 한 회원이 당부했습니다. 재난 이후 주민들의 건강과 의료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킬 방안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지역은 많은 사회적 관심과 지지를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센터도 열심히 고민하고 움직여 보겠습니다.
멋진 농민회 언니들, 조만간 다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