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유가족 농성 지원 및 관련 법 개정

2025-12-07

바로 지난 주말과 이번주 초의  일인데,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요?

지난 5월, 2기 임원진 출범 이후 진상규명 투쟁을 이어온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한 지난 며칠간의 활동 경과를 전합니다. 이번 활동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졸속 공청회 강행 시도에 맞서 유가족들이 직접 나선 절박한 싸움이었고, 그 결과 의미 있는 첫 성과를 쟁취했습니다.

 

긴급 농성 결정과 급박한 연대 조직

 

항철위는 12월 4~5일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공청회를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국토교통부 소속인 항철위가 참사 이후 한 줄의 진실도, 한 장의 자료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피해 당사자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항공·철도 정책의 주무 부처인 국토부 소속이라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조사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항철위가 국무총리 산하 독립조사기구로 이관되기 전에 공청회를 강행하는 것은 "참사를 축소·은폐하고 조사 절차를 졸속으로 마무리하려는 시도"라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이에 유가족들은 11월 30일, 공청회 중단과 항철위 국무총리 산하 이관을 요구하며 12월 1일부터 대통령실 앞 노숙농성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긴급하게 농성이 결정되면서, 센터 활동가들의 마음도, 행보도 바빠졌습니다. 센터장은 정말 모처럼 휴가중이었는데 휴가지에서 지난 9월 센터가 주관했던 제주항공참사 시민사회 간담회에 참여한 단위와 개인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긴급 줌 회의를 제안했습니다.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응답해주셨고, 농성 지원 및 연대 조직화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했습니다.

 

12월 1일, 삭발과 함께 시작된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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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오후 12시 29분, 참사 당일 시각에 맞춰 유가족들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을 비롯해 센터와 재난참사피해자연대 가족들 그리고 이 농성에 함께 이름을 건 전국 55개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유가족 5명은 독립적인 진상조사를 강력히 호소하며 삭발식을 진행했습니다. f95aad6c4a178.png


참사를 상징하는 하늘색 조끼와 모자를 착용한 다른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이지, 가족들의 삭발은 언제 보아도 참담합니다. 삭발 직후 유가족들은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들고 대통령실로 행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20여 분간 대치 상황이 벌어졌고, 소수의 대표단만이 면담 요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급하게 결정된 노숙농성이었기에, 바닥에 깔고 벽을 세울 스트로폼도, 덮고 잘 침낭도 준비되지 못해 난감해하던 찰나 주변에서 먼저 노숙농성을 하고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 선배들이 달려왔습니다. 그들은 1주일, 한달 선배라며 팔을 걷어부치고 노숙농성장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선전 피켓물을 바닥에 깔고, 바닥에 무릎 담요와 무름담요을 깔고 그 사이에 핫팩을 넣고, 비닐 양쯕에 밧줄을 매어 빗물받이에 붙잡아 맸습니다. 그렇게 씨름하기를 30여분. 유가족들이 몸을 뉘일 농성장이 마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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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레 내려간 영하에 날씨. 추운 농성장에 가족들을 두고 가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도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님이 함께 노숙농성을 해주시니, 다행이다하며 발걸음을 돌립니다.

농성 2일을 맞는 다음날 오후, 아주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농성 3일을 준비하던 회의를 하려던 찰나, 공청회 연기 소식이 전해진 겁니다. 야호!!! 가족들과 연대하러 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가족들은 12월 3일 해단식과 함께 보도자료를 내고 "항철위가 추진하던 졸속·불투명 공청회 강행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며 대통령실 앞 노숙농성을 종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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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단식 후 기쁜 마음으로 함께한 이들과 함께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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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종료에 마음이 한껏 가벼워진 416연대 및 센터 활동가들)


첫 성과 쟁취, 항공철도사고조사법 개정안 소위 통과

 

그리고 마침내, 12월 4일 유가족들이 그토록 요구해왔던 항공철도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를 통과했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철위 소관을 국무총리실로 이관

- 법 공포 후 1개월 후 시행

- 시행 즉시 현 위원 전원 임기 종료

 

이는 5월 2기 임원진 출범 이후 진상규명 투쟁을 시작한 이래 쟁취한 첫 성과입니다. 물론 이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이 남아있지만, 가장 큰 산을 넘은 것이지요.

이번 성과는 유가족들의 절박한 호소와 한겨울 삭발·노숙농성, 그리고 시민사회의 연대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참사 이후 처음으로 흘린 기쁨의 눈물

그날 자정, 유가협 임원진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고 있는 방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습니다.

“6월 학동 참사 4주기에 처음 만난 재난피해자권센터를 시작으로, 한분 한분 여기계신 분들과 인연을 맺어가며 그동안의 위로와 조언, 진심어린 공감이 쌓여 12월에 가장 뜨겁고 따듯한 성과로 이어진 게 된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저희들에게 ‘피해자의 권리를 알려주시고, 유가족들이 맘껏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기쁩니다. 오늘은 참사 이후 처음으로 기뻐서 눈물을 흘리네요” (2기 유가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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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가 시민사회와 함께 뿌린 '권리'와 연결의 씨앗이, 시간이 지나 나무로, 숲으로 자라나고 있음을 목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시행되더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가 실제로 이루어지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79명의 희생자와 그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우리의 연대는 계속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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