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경북·경남산불 피해현장 방문_1

2025-04-02

산불이 꺼지길 바라는 간절함과 최일선에서 산불 진화에 헌신해오신 분들의 노력에 힘입어 최악의 대형 산불이 드디어 잡혔습니다. 이토록 비 한 방울이 간절한 적이 없었다는 사람들의 말처럼, 산불 진화는 정말 많은 이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을 겁니다.

이 대형 산불 앞에서 센터는 무엇을 해야하나? 성명서를 내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한참을 망설이고 고민하다 더 보이지 않을 재난취약계층들을 세심히 살펴봐야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3월 31일 센터 활동가들은 협약 기관은 <더 프라미스> 활동가들과 함께 경북 의성체육관과 청송국민체육관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그동안 재난피해자의 권리가 사회재난 중 소위 사회적 참사로 불릴 수 있는 재난과 재난피해자에 초점을 맞춰왔던 것에서 시야를 확장해 사회재난이지만 물리적 피해 범위는 넓고, 상대적으로 인적 피해는 적으면서, 사회적 참사의 관점으로는 보지 못했던 재난들을 어떻게 재난피해자의 권리라는 관점으로 마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기 위해서였지만, 사실 아직도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막막함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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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마주쳤던 모든 곳들은, 현지민들이 경험했을 산불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청송 휴게소는 뼈대만 남은 채 불타있었고, 의성과 청송을 잇는 길 곳곳이 화재로 잿더미가 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대문 앞까지 화마가 미쳤을 때 느꼈을 거주민의 공포가 새삼 실감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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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가 방문했을 때 의성체육관은 많은 분들이 다행히 집으로 귀가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약 44명의 이재민이 생활하고 계셨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은 다른 임시 주거 시설을 통해 떠난 뒤로 임시대피소에는 고령의 노인분들만 남아 계셨는데요, 이곳의 단조롭고 적막한 생활이 더욱 적막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관절이 좋지 않고, 말 벗과 작은 일감이 필요한 이들에게 좌식 생활 구조와 혼자 덩그러진 남겨진 일상은 너무 버겹고 외로운 시간이겠구나, 새삼 실감이 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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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을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듯한 온정입니다. 식사, 간식 및 의료 지원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어려운 시간들을 함께 지켜주는 이웃들이 있어 ‘페허 속의 온기’가 유독 따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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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체육관의 이재민보다 5배가 많은 250명이 생활하는 청송국민체육관은 더 내륙에 있어서 그런지 여러 측면에서 손길이 더 부족해 보였습니다. 사회재난 시 재난피해자들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어떤 권리가 있는 지에 대한 정보 제공도 저희가 도착한 오후 시간이 되어서야 현수막으로 게시 되기 시작했는데, 이 장면이 제게는 공급자 중심의 재난피해자 지원의 단면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구호 물품에 비누는 있는데 비눗갑은 없고, 이불은 있는데 베개가 없는 지금의 현실을 반영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정말 애쓰시는 청송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노고가, 조금 더 피해자 중심의 관점에서 정책적, 행정적으로 뒷받침 된다면 더욱 더 의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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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방문을 마친 후 현장에서 보고 듣고 생각했던 내용들을 피해자 권리 관점으로 정리해 놓았는데, 마침 센터가 낸 성명서를 보고 국무총리 비서실에서 연락을 주셔서 이 내용을 바로 전달해 놓았습니다.  

이제 시작이라 시간이 걸리고 더디겠지만, 삶터와 일터는 물론 생을 통해 일구었던 모든 것들이 전소된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을 이재민들을 생각하며 이번 산불 재난을 계기로 센터는 이재민들의 곁으로 한 걸음을 내디뎌 보려 합니다.
함께 고민해주실 기쁘게 환영하고요, 후속 소식이 있으면 종종 소식 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산불로 희생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고통과 절망에 침잠해 있을 이재민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더불어 산불 진화와 피해 회복에 애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그리고 따스한 온기를 나눠주시는 이웃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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