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컨퍼런스] 재난피해자 권리의 시선·이어짐·동행 – 피해자의 경험에서 권리보장 체계로

2026-06-12

지난 6월 5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403호에서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가 공동으로 주최한 컨퍼런스 「재난피해자 권리의 시선(點)·이어짐(線)·동행(面)」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유해 수습과 애도권, 알 권리와 참여할 권리, 일상회복을 위한 지원받을 권리 등 재난피해자들이 경험하는 권리 침해의 현실을 살펴보고, 이를 실질적인 권리보장 체계로 연결하기 위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임상규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오전에는 재난피해자의 권리 보장 실태와 쟁점을, 오후에는 실효적인 권리 보장 체계 구축 방안을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개회식에서 안채명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 직무대리는 “재난피해자의 권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이러한 시선들이 이어질 때 비로소 피해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정책과 제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며 이번 컨퍼런스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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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임상규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우)안채명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 직무대리 


“존엄한 수습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재난피해자 권리 보장 실태와 쟁점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장은 「돌아오지 못한 몸: 인권적 관점에서의 유해 수습의 역사적 맥락과 현재적 과제」를 발표하며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대구지하철화재참사, 세월호참사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반복되어 온 유해 수습의 한계를 짚었습니다.


유해정 센터장은 재난 이후 유해 수습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애도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권 기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참사 이후 가족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의 생사와 소재를 확인할 권리, 수습 과정에 참여할 권리,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존재하지만 실제 재난 현장에서는 이러한 권리들이 반복적으로 침해되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유해정 센터장은 “유해 수습은 죽은 자를 위한 절차가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들의 권리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며, 유해를 온전히 찾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은 애도를 시작하고 삶을 이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미수습자 수색과 유해 수습의 종료 여부를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족의 참여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존엄한 유해 수습을 위한 제도적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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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우리함께' 센터장

 

“애도는 헌법적 권리입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재난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김유진 대표는 참사로 부모님과 남동생을 잃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김유진 대표는 "저는 이번 참사로 저희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 세 분이 돌아가셨고 저희 네 가족에서 저만 남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참사 이후 522일 동안 이어지고 있는 유가족들의 시간을 전했습니다.


김유진 대표는 참사 초기 정부가 수습 종료를 선언했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참사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3주 만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희생자 유해와 항공기 잔해물 수습이 완료되었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참사 현장에서는 희생자 유해가 계속 발견되었고 결국 참사 발생 470여 일 만에 전면 재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기체 잔해 재조사 과정에서 아버지의 정강이뼈가 발견되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유해 수습이 피해자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했습니다.  "남들에게는 그저 뼈일지 모르겠지만 저희들에게는 살아생전 삶을 지지해 주셨던 아버지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국가의 부실한 초기 수습으로 인해 유가족들이 다시 참사 당일의 고통과 마주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일상을 살고자 마음을 다잡았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우리는 다시 참사 당일 끔찍한 순간으로 회귀했습니다."


이어 "참사를 한 번 겪는 것만으로 뼈가 깎이는 고통인데 국가의 부실한 초기 수습이 유가족들의 영혼을 두 번 죽이고, 회복의 가능성마저 완전히 짓밟아버렸다"고 말하며, 부실 수습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피해자들의 애도권과 일상 회복의 권리를 침해하는 또 하나의 재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유진 대표는 유가족의 참여권과 알 권리 보장, 전문가 검증을 기반으로 한 수습 종료 절차 마련 등을 제안하며, 재난 수습 과정 전반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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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그래도 몸은 전부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리셀 산재 피해가족협의회 이순희 대표는 2024년 6월 24일 아리셀 화재참사로 24살 딸을 잃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유해 수습의 절박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순희 대표는 참사 이후 매일같이 딸이 좋아하던 꽃을 들고 사고 현장을 찾고 있다고 말하며, 유가족들에게 그곳은 여전히 가족들이 머물러 있는 참사의 현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참사 당시 정부의 안내에 따라 현장 수습을 믿고 기다렸지만, 2년이 가까워지도록 유해 수습과 관련한 충분한 설명이나 진전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저희는 진짜 반토막 시체를 가지고 장례를 치렀습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딸의 시신을 직접 확인하지도 못한 채 DNA 검사를 통해서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는 지금도 가족의 일부가 참사 현장에 남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그래도 몸은 전부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유해 수습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남겨진 가족들이 사랑하는 이를 온전히 보내주기 위한 마지막 과정이라고 강조했으며, 참사 이후 이어지고 있는 우울증과 트라우마,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을 이야기하며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했습니다.


발표를 마치며 이순희 대표는 자신의 이야기가 "폭발 사고로 팔다리 없이 숨진 딸을 잃은 엄마의 절규의 목소리"라며, 아리셀 참사 희생자들의 유해가 끝까지 수습될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과 연대를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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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희 아리셀 산재 피해가족협의회 대표


“애도는 아직 시작도 못 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대책위원회 전남병 위원은 「스텔라데이지호 미수습자 가족들의 애도할 수 없는 시간」을 주제로 발표하며, 2017년 참사 이후 9년이 넘도록 단 한 명의 희생자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전남병 위원은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이 여전히 유가족이 아닌 '미수습자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시간이 멈춘 비극이 아니라 국가의 부실 대응으로 피해자들의 권리가 현재까지도 침해되고 있는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심해 수색 과정에서 유해 발견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피해자 가족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으며, 수색 계약과 철수 결정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이 배제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이 피해자들의 알 권리와 참여할 권리를 침해한 사례라고 지적하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애도 역시 아직 시작도 못 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수습 문제를 끝난 사건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인권 침해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2차 심해 수색 추진과 함께 정보공개, 수색 계약, 수습 종료 결정 등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가 의사결정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국가가 재난피해자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사회 전체의 신뢰와 연대에 영향을 미친다며,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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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병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대책위원회 위원


3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은 기다림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유족회 이사인 진옥자 님은 수습되지 못한 딸의 유해를 찾으며 살아온 30년의 시간을 이야기했습니다.


진옥자 님은 참사 당시 23살이었던 딸 정창숙 씨의 유해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며, "아이가 올 것 같아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사를 가지 못한 채 마포에 머물러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건물 잔해가 난지도 매립지로 옮겨지면서 가족을 찾지 못한 유족들은 난지도까지 따라가 잔해 더미 속에서 가족의 흔적을 찾았습니다. 일부 희생자의 유해는 그곳에서 수습되었지만, 끝내 가족을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난지도는 지금도 묘소를 대신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진옥자 님은 보고 싶을 때마다 난지도를 찾아가 울고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30주기를 맞아 재난피해자들과 시민들의 연대로 노을공원 추모 조형물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끝나지 않은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고 미수습자 가족들의 아픔이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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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자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유족회 이사


피해자의 경험을 권리의 언어로


오후 세션에서는 오전에 제기된 피해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피해자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이어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김현성 연구사와 조영진 선임연구원은 「재난수습과정에서 재난피해자 알 권리와 참여할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 - 소통협의체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김현성 연구사는 재난피해자를 더 이상 지원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알 권리와 참여할 권리는 구조·회복·재발방지 등 다른 모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기반 권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발표에서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평창 LPG 충전소 가스폭발사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포천 전투기 오폭사고 등 최근 재난 사례를 분석하며 피해자들이 정보 접근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피해자들이 재난 수습과 피해 지원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정부와 피해자가 대등한 위치에서 논의할 수 있는 '재난피해자 소통협의체' 구축을 제안했습니다. 연구진은 피해자를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정책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정보 공개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신뢰 회복과 권리 보장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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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생존 지원에서 일상 회복으로


이어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회복연구센터 박상현 센터장은 「재난피해 지원 체계의 변화와 미래 과제 - 재난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한 지원받을 권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박상현 센터장은 시대에 따라 재난피해자들의 요구 역시 변화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생존을 위한 구호와 복구가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에는 트라우마 회복과 공동체 회복, 재발방지, 안전한 일상으로의 복귀 등 보다 폭넓은 회복에 대한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재난피해 지원은 인도주의적 구호와 사회보장적 지원을 넘어 안전권과 회복권에 기반한 권리의 관점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재난피해자는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회복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국가는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조력자로서 역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상현 센터장은 재난피해자들이 진상규명과 지원체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피해자의 참여와 연대, 정부의 책무 이행, 공동체의 지지와 협력이 함께 이루어질 때 보다 실질적인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재난 하나하나의 의미와 그 과정에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기억하고, 기억과 추모가 지속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43bb35f3b331d.jpeg박상현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회복연구센터 센터장


권리의 언어가 현실이 되기 위해


이어진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피해자 단체, 법률가, 연구자, 재난구호 실무자들이 함께 재난피해자 권리보장 체계의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조인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이태원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피해자 권리보장 제도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조인영 변호사는 피해자의 알 권리와 참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법률지원과 전문가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재난참사 피해자들은 자신에게 어떤 정보가 제공될 수 있는지,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며, 영국 힐즈버러 법안 사례를 통해 피해자가 국가와 대등한 수준에서 정보를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법률지원과 정보 공개를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은 분리될 수 없는 문제이며, 정보 은폐와 책임 회피를 막을 수 있는 장치 역시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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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김순길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세월호참사 이후 12년간 진상규명 활동을 이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유해·유류품 수습 과정에서의 피해자 권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김순길 사무처장은 유해와 유류품 수습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이를 만나는 과정"이자 애도와 회복의 시작, 그리고 진상규명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세월호 선체 인양 이후 가족들이 직접 수습 과정에 참여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피해자는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재난의 당사자로서 수습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수색과 수습, 현장조사의 종료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참여가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시는 어떤 재난에서도 가족들이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며 존엄까지 포기당하지 않도록 이제는 국가의 방식과 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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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길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


여은태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프랑스 유학 시절 경험했던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과 세월호참사를 언급하며 재난 앞에서의 연대와 공동체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 교수는 프랑스 헌법이 국가적 재난으로 발생한 부담에 대해 모든 시민의 연대와 평등을 선언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며, 재난피해자에 대한 연대는 단순한 도덕적 요청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져야 할 책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헌법적 선언만으로는 재난피해자의 권리가 곧바로 실현되지는 않는다며, 재난피해자를 국가의 시혜나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입법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알 권리와 참여권을 명확히 보장함으로써 피해자가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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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은태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견승엽 청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현행 재난안전관리기본법이 국가기관의 조직과 권한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재난피해자의 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견 교수는 생명안전기본법이 재난피해자의 권리를 제도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피해자의 알 권리와 참여권이 단순한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법적 신청권과 구제 절차를 갖춘 실질적인 권리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행정기관의 결정에 대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을 통해 다툴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며, 정부는 정보의 제한과 행정기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재난피해자의 적극적인 권리 행사 방해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소통협의체와 상설적 조사기구가 이러한 권리 보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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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승엽 청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김미강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평가연구팀장은 다양한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 지원과 회복 과정을 함께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협의체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정보 비대칭 해소와 공정한 대표성 확보, 피드백 구조 등이 정교하게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피해자 지원 과정에서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재발방지 등 다양한 요구가 함께 논의되는 만큼 소통협의체가 단순한 의견수렴 창구를 넘어 복잡한 쟁점을 조정하고 결정 과정의 근거를 설명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김미강 팀장은 재난 현장에서 민간기관들이 정부와 피해자를 연결하고 회복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하며, 공식 구호 거버넌스 안에 민간기관들이 참여하여 정보와 재원을 공유받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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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강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평가연구팀장


질의응답에서는 소통협의체의 구성 방식과 피해자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조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장은 재난 직후에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서로를 알지 못해 피해자협의회나 유가족협의회가 구성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협의체를 운영하려 해도 정작 협의할 대표단이 꾸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이러한 초기 단계에서는 민간 조력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피해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민간 조력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참석자들은 재난피해자의 권리가 법과 제도에 명시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 재난 현장에서는 정보 접근과 참여 구조, 지원 체계의 공백으로 인해 권리 보장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피해자들은 유해 수습과 진상규명, 애도와 회복의 과정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이야기하며, 제도적 권리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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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피해자 권리의 시선-이어짐-동행 


이번 컨퍼런스는 유해 수습과 애도의 경험에서 시작해 알 권리와 참여권, 일상회복을 위한 지원받을 권리를 중심으로 한 권리보장 체계의 방향을 함께 모색한 자리였습니다.


오전 세션에서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권리 침해의 현실을 증언했고, 오후 세션에서는 연구자와 실무자들이 이를 제도적 과제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어진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피해자와 전문가들이 함께 권리보장 체계의 방향을 논의하며 재난 이후의 삶을 보다 존엄하게 회복하기 위한 과제를 공유했습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는 앞으로도 재난피해자의 경험과 목소리를 바탕으로 피해자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서로 다른 시선이 이어지고, 연대와 동행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 재난피해자의 권리가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260605] 재난피해자 권리의 시선·이어짐·동행 컨퍼런스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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