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책]“나는 영원히 사랑받는 아이” -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단원고 2학년3반 유예은님의 엄마, 박은희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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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사랑받는 아이”


2014년 10월, 예은이를 보내고 처음 맞는 예은이의 생일이 있는 달이었다. 그리고 예은이 쌍둥이 언니와 쌍둥이 언니들보다 하루 빠른 날이 생일인 셋째의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했다. 해마다 축제 같았던 10월이었는데 9월부터 10월이 오는 게 무서웠다. 그때 정혜신 선생님이 운영하는 치유공간 이웃에서 예은이의 생일파티 초대장을 보내왔다. 겨우 참석했지만 계속 울음이 나와 결국 중간에 나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 뒤 그날 낭독되었던 진은영 시인 쓴 예은이 생일시를 선물로 받았다. 그때가 생일시를 처음 본 때였다.

 

2015년 봄, 셋째가 대안학교 진학을 위해 설명회에 참석한 학교 본관 벽에 예은이 생일시가 대형 현수막으로 걸려 있었다. 셋째와 나는 그 현수막을 보며 예은이가 마중을 나온 듯 기쁘면서도 슬펐다. 셋째는 그 학교에 들어갔고 생의 큰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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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 년 전 진은영 시인이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 생일시는 까맣게 잊고 유가족 인터뷰 중 하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리고 올해 4월 우리학교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 그림책의 가본을 전달받고서야 비로소 진은영 시인과 이수지 그림작가가 함께 그림책을 준비 해온 것을 알게 되었다.

 

2019년 스웨덴 예테보리 도서전에 참석한 진은영 시인이 ‘사회역사적 트라우마’ 세미나에서 한강 작가와 함께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발표했는데, 이수지 작가도 도서전에 참석했다가 강연을 들었다고 했다. 3년 전쯤 출판사의 그림책 출간 제안을 받은 진은영 시인은 그때의 참석한 이수지 작가를 떠올리고 연락했고, 이수지 작가도 ‘세월호 아이들’을 주제로 이미 3년간 그림책 작업을 하다가 중단한 상태여서 함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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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니 모든 것이 기적 같은 일이다. 그리고 작가들이 이 책은 예은이만을 기억하기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단원고 250명, 더 나아가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과 참사의 아픔에 함께한 ‘슬픔의 대가족’을 위한 책이라고 해 더 뜻깊었다.

 

처음 하나였던 별이 수 많은 별들과 함께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이 외롭지는 않을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다. 아이들이 그 시기에 했을 평범한 일상들을 그림으로 보면서 친구들과 행복했던 시간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점점 어려지는 아이가 갓 태어난 아기가 되어 인사할 때 처음 예은이를 만났을 때의 기쁨이 떠올랐다. 짧은 생애 내내 기쁨으로 와주었던 아이, 그리고 어쩌면 작가들 말처럼 이렇게 책으로 우리 모두를 엮어준 별들이 고맙다. 우리는 우리만 애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서도 힘 보태고 있는 별들을 또 이렇게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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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색만 사용해 그림을 그려왔던 이수지 작가가 이번에는 편집자에게 “민트와 핑크, 그리고 무조건 화려하게”를 계속 외치며 처음으로 다양한 색을 사용했다고 한다. 별이 된 이들을 슬픔 속에만 가두지 않고, 짧지만 눈부셨던 그들의 생을, 그들의 탄생을 잊지 말라고.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아이를 사랑하고 그들도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고. 우리의 빛나는 소중한 순간을 꼭 안아주라고. 책이 우리에게 말한다.


📝 박은희.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단원고 2학년3반 유예은님의 엄마
4.16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며 예은이가 노래를 좋아한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는 부족한 엄마,
기억이라면 그리스도인이 제일이라는 생각에 2015년부터 지금까지
4.16 예배와 기도회를 끈질기게 쉬지 않고 이어온 4.16예배팀의 한 사람.


📸사진 설명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사진1. 책표지,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 진은영 글 이수지 그림, 초록귤 (2026년4월16일 출간)

사진2.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 작가 인사말 

사진3. 26년 4월28일 홍대입구청년문화공간JU에서 있었던 북콘서트 후 진은영 작가님,이수지 작가님, 꽃우물작은도서관 식구들과 함께


📚 이달의 책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이달의 책'은 재난참사피해자가 또 다른 재난참사피해자에게 건네는 책으로써의 위로이자, 읽고 쓰기를 혼자가 아닌 사회적으로 함께 함으로써 상실 이후를 함께 나누는 장이고자 합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회복 불가능한 시간을 책으로 겪어내는 이들에게 이달의 책이 잠시라도 숨 쉴 구멍이,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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