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다시 맞잡은 손 - 2025년 초대형 산불 1주기 추모제

2026-03-27


3월 25일,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는 1년 전 그날의 참혹했던 불길을 기억하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재난 속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경북 산불 1주기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센터도 오전에 대전 안전공업 화재참사 분향소를 조문한 뒤 빠르게 안동으로 이동해달려갔습니다.

다시 맞잡은 손, "잘 계셨습니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주민들의 눈물과 호소는 재난이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님을 웅변하고 있었습니다.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센터는 지난 산불 이후 안동, 의성, 청송, 영덕을 돌며 만나고 인연을 맺었던 분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건네는 "잘 계셨습니까"라는 인사는 단순히 안부를 묻는 것을 넘어, 삶의 터전과 가족의 역사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된 절망 속에서도 지난 1년을 버텨온 서로에 대한 깊은 경의였습니다. 그리고 별로 달라지지 않은 막막한 현실에 대한 위로의 인사이기도 했습니다. 

일손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달려온 주민들은 밭일할 때 입던 몸빼바지 차림 그대로 추모제 자리를 지켰습니다. 비록 격식을 갖춘 정장은 아니었지만, 흙먼지가 묻은 그 차림새는 일상으로의 회복을 바라는 그 어떤 외침보다도 엄숙하고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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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의 삶은 1년 전에서 하나도 달라지지 못했나요?


중소기업·소상공인과 농민들의 뼈아픈 사각지대 이번 추모제에서 우리 모두의 가슴을 가장 뼈아프게 파고든 대목은 재난 지원 체계에서 철저히 소외된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였습니다.

 남원 농공단지의 윤치용 대표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지원 근거가 미비하여 최대 지원금이 4,000만 원에 불과한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60억 원의 손해를 입고 30억 원의 대출을 받아 건물을 재건 중인 그에게 고작 1,000만 원 남짓한 생계지원비는 실효성 없는 대책일 뿐이었습니다. "우리도 안동시민이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봐달라"는 그의 호소는 재난 대응 시스템의 불평등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농민들 역시 법적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피해가 분명함에도 국가 재난 정보 관리 시스템(MDMS)에서 제외되어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항목에 정해진 복구비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행정적 조력이나 명확한 기준 없이 사각지대로 내몰린 농민들은 2차, 3차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으며 "피해자라는 권리의 주체로서 재해를 인정받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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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피해를 낳는 특별법과 새로워야할 회복의 정의

참석자들은 현재의 특별법이 피해 주민들의 온전한 회복보다는 산림 난개발이나 업자들의 이익(골프장, 호텔 건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가 재난 정보 관리 시스템(MDMS)에서 제외되어 사각지대에 내몰린 주민들은 턱없이 부족한 복구비로 인해 2차, 3차 피해를 겪고 있었습니다. "보상이라는 단어를 특별법에 넣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주민들의 지적은 여전히 평등하지 못한 재난 복구의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진정한 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해, 재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허승규 위원은 '회복'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허 위원은 진정한 회복이란 단순히 산불을 끄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다시 살 수 있어야 하고, 일하던 곳에서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하며, 만나던 사람들을 변함없이 만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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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당신들 곁에서, 온전한 회복을 함께

추모제는 주민들이 직접 낭독한 결의문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전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바쁜 시기에 틈을 내어 달려온 농민들이 서둘러 짐을 챙겨 버스와 차량에 올랐습니다.
뜨거운 포옹과 악수를 하며 헤어졌지만, 다시 만날 것을 압니다.

이번 추모제를 통해 재난은 단순히 불을 끄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살던 곳에서 다시 살 수 있고, 일하던 곳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센터도 함께하겠습니다.
잿더미 위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주민들의 곁에서, 법의 사각지대 없는 온전한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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