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을 다시 바라본 적이 있나요?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와 청강문화산업대학교가 함께하는 <참사와 서사> 수업은 재난피해자와 창작자가 교실 안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가는 특별한 자리입니다.
이 수업은 단순히 ‘참사를 알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상실,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2024년 1학기 처음 정규수업으로 개설된 이후,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참사와 서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이야기와 만남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10.29이태원참사, 2.18대구지하철화재참사, 6.9광주학동참사,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오송참사 피해자들이 학생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만남은 청년들에게 재난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남겼습니다.
올해 수업에도 다양한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차례로 교실을 찾아 학생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창작자들은 그 만남을 토대로 의미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어제는 아리셀중대재해참사 이주민 대표 이순희 님이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교실을 찾았습니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 그리고 이주노동자의 현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는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입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안전 수칙은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고, 불법파견과 장기간의 불안정한 고용 구조, 반복된 위험 신호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지속된 환경 속에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 참사는 희생자의 다수가 이주노동자였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언어와 제도의 장벽, 불안정한 체류 자격, 흩어져 있는 가족 관계 등으로 인해 유가족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으며, 사회적 관심 또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채 이주민을 향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이날 수업에서도 이주노동자의 유가족이 겪어야 했던 현실과 어려움을 직접 듣는 자리로 이어졌습니다.
“비자 문제와 언어 장벽 등...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시간”
이순희 대표는 한국에 오게 된 배경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참사로 희생된 큰 딸은 한국에 먼저 온 가족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한국으로의 이주를 선택했습니다. 가족들은 한국에서 열심히 살면, 이 사회와 법이 우리 가족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딸을 잃은 이후, 그러한 기대는 현실 속에서 쉽게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사고 경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이주노동자의 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늦게 전달 받거나 장례 절차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특히 이주노동자 유가족의 경우, 비자 문제 등으로 한국에 입국하고 체류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채 참사의 대응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습니다.
안전과 제도의 문제, 그리고 남겨진 질문
학생들은 이주노동자로서 겪은 어려움과 앞으로 필요한 변화들은 무엇인지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이순희 대표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나중에 취업하면 꼭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직장 내 안전 교육을 강조하였습니다.
"아리셀 공장에서는 안전 교육을 해주지 않았어요."
"안전 교육을 했더라면, 비상구를 찾아 도망쳤을텐데..."
위험한 작업 환경 속에서 충분한 교육과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 사고 이후에도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제도적 보호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던 경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임을 다시 확인하게 했습니다.
또한 피해 이후의 과정에서도 유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행정적, 제도적 어려움은 이주노동자들의 가족에게 있어 재난 이후의 대응 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 2심을 앞두고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을 함께 공유했다. (~3/25, 참여링크)
그럼에도 이어진 연대의 기억
참사 이후의 시간에는 고통과 함께 연대의 경험도 함께 존재했습니다. 24년 8월 17일,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55대의 희망버스로 찾아온 시민들, 현장을 찾아 위로를 전한 사람들, 먹을 것을 건네며 곁을 지켜준 이들의 존재는 유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순희 대표는 이러한 경험이 단순한 도움을 넘어, 다시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었음을 전했습니다. 재난 이후의 시간은 고통만으로 채워지지 않으며, 그 속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과 지지가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참사와 서사> 수업은 이러한 만남을 통해 재난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와 서사> 수업 참관기를 통해,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2026 <참사와 서사> 첫 번째 수업참관기를 마칩니다.
여러분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을 다시 바라본 적이 있나요?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와 청강문화산업대학교가 함께하는 <참사와 서사> 수업은 재난피해자와 창작자가 교실 안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가는 특별한 자리입니다.
이 수업은 단순히 ‘참사를 알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상실,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2024년 1학기 처음 정규수업으로 개설된 이후,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참사와 서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이야기와 만남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10.29이태원참사, 2.18대구지하철화재참사, 6.9광주학동참사,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오송참사 피해자들이 학생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만남은 청년들에게 재난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남겼습니다.
올해 수업에도 다양한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차례로 교실을 찾아 학생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창작자들은 그 만남을 토대로 의미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어제는 아리셀중대재해참사 이주민 대표 이순희 님이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교실을 찾았습니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 그리고 이주노동자의 현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는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입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안전 수칙은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고, 불법파견과 장기간의 불안정한 고용 구조, 반복된 위험 신호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지속된 환경 속에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 참사는 희생자의 다수가 이주노동자였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언어와 제도의 장벽, 불안정한 체류 자격, 흩어져 있는 가족 관계 등으로 인해 유가족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으며, 사회적 관심 또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채 이주민을 향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이날 수업에서도 이주노동자의 유가족이 겪어야 했던 현실과 어려움을 직접 듣는 자리로 이어졌습니다.
“비자 문제와 언어 장벽 등...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시간”
이순희 대표는 한국에 오게 된 배경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참사로 희생된 큰 딸은 한국에 먼저 온 가족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한국으로의 이주를 선택했습니다. 가족들은 한국에서 열심히 살면, 이 사회와 법이 우리 가족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딸을 잃은 이후, 그러한 기대는 현실 속에서 쉽게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사고 경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이주노동자의 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늦게 전달 받거나 장례 절차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특히 이주노동자 유가족의 경우, 비자 문제 등으로 한국에 입국하고 체류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채 참사의 대응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습니다.
안전과 제도의 문제, 그리고 남겨진 질문
학생들은 이주노동자로서 겪은 어려움과 앞으로 필요한 변화들은 무엇인지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이순희 대표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나중에 취업하면 꼭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직장 내 안전 교육을 강조하였습니다.
"아리셀 공장에서는 안전 교육을 해주지 않았어요."
"안전 교육을 했더라면, 비상구를 찾아 도망쳤을텐데..."
위험한 작업 환경 속에서 충분한 교육과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 사고 이후에도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제도적 보호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던 경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임을 다시 확인하게 했습니다.
또한 피해 이후의 과정에서도 유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행정적, 제도적 어려움은 이주노동자들의 가족에게 있어 재난 이후의 대응 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 2심을 앞두고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을 함께 공유했다. (~3/25, 참여링크)
그럼에도 이어진 연대의 기억
참사 이후의 시간에는 고통과 함께 연대의 경험도 함께 존재했습니다. 24년 8월 17일,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55대의 희망버스로 찾아온 시민들, 현장을 찾아 위로를 전한 사람들, 먹을 것을 건네며 곁을 지켜준 이들의 존재는 유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순희 대표는 이러한 경험이 단순한 도움을 넘어, 다시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었음을 전했습니다. 재난 이후의 시간은 고통만으로 채워지지 않으며, 그 속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과 지지가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참사와 서사> 수업은 이러한 만남을 통해 재난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와 서사> 수업 참관기를 통해,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2026 <참사와 서사> 첫 번째 수업참관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