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바람이 부는 12월 22일(월), 광주 전일빌딩 245에는 서로 다른 참사의 시간을 지나온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각기 다른 이름의 참사를 겪었지만, 국가의 부재 앞에서 같은 질문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는 29일이면 179명의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진실은 온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유가족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진실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30주기를 맞은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2.18대구지하철화재 참사, 4.16세월호참사, 10.29이태원 참사, 7.15오송지하차도참사, 아리셀중대재해참사, 6.9광주학동참사, 10.30인천인현동화재참사 등 8개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가족들의 손을 맞잡기 위해 재난피해자 원탁회의를 열었습니다.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면서, 이번 원탁회의의 전체 기획과 진행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재난피해자권리센터가 맡았습니다.

"멈춰버린 시계를 다시 흐르게 하기 위해"
이날 행사는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되었습니다.
김 대표는 "세상의 시간은 1년이나 흘렀지만, 우리 유가족들의 시계는 여전히 참사 당일인 12월 29일에 멈춰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분노가, 그리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어 "멈춰버린 시계를 다시 흐르게 하고 진실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먼저 이 길을 걸어온 선배 재난 피해자들에게 깊은 연대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1부 기조발제: "재난은 사고로 시작되지만, 참사는 국가의 부재로 완성된다"
1부 기조 발제에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김도희 이사와 고재승 이사가 지난 1년간의 시간을 증언했습니다.
사고의 당사자인 국토교통부가 스스로를 조사하는 ‘셀프 조사’, 참사 초기부터 작동하지 않았던 국가 컨트롤타워, 정보에서 배제된 유가족들의 시간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김도희 이사의 발언 중 한 문장은 현장에 있던 모두의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재난은 사고로 시작되지만, 참사는 국가의 부재로 완성됩니다.”
이 말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유가족들이 1년 동안 온몸으로 겪어낸 현실의 언어였습니다.
2부 원탁회의: “참사의 이름은 달라도, 국가는 늘 같은 방식으로 부재했다”
2부 원탁회의에서는 8개 재난참사의 피해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꺼내놓으며, 제주항공 참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결코 새로운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참사 직후의 초기 대응과 국가의 부재, 진실을 가로막아 온 법과 제도의 장벽, 그리고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Q1. “그때 그 장면, 지금도 똑같습니까?”
참사 직후의 장면을 떠올리는 질문에서, 피해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위험’이 어떻게 방치되었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윤석기 2.18 대구지하철화재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위험을 알고도 외면했던 구조물이 결국 참사를 키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제주항공 참사에서 드러난 구조적 결함 역시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의 최현주님은 공항에 설치된 텐트에서 가족들이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모습이, 아무런 정보도 없이 기다려야 했던 자신의 시간과 겹쳐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정미라 10.29 이태원참사 부위원장은 구조적 원인보다 개인의 책임을 먼저 거론하는 국가와 언론의 태도가 참사 초기부터 반복되고 있음을 짚었습니다.
Q2. “국가는 그때 우리 곁에 있었습니까?”
국가와 행정이 피해자 곁에 어떻게 함께했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경구 7.15 오송지하차도참사 대표는 장례 과정에서 보험 안내부터 내밀던 행정의 모습을 떠올리며, 국가는 애도보다 관리에 더 익숙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원 10.30 인천인현동화재참사 유족회장은 참사 이후 고위 인사들의 방문과 의전은 반복됐지만, 정작 피해자와의 소통은 늘 뒤로 밀려났던 경험을 전했습니다.
손영수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전)회장은 국가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에 서 있는 듯 느껴졌던 시간을 돌아보며, 30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을 짚었습니다.
Q3. “진실은 어떻게 가려졌습니까?”
진상규명 과정으로 질문이 옮겨가자, 피해자들은 ‘조사’라는 이름 아래 반복된 좌절의 순간들을 꺼내 놓았습니다.
김순길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기다리라”는 말이 어떻게 진실을 지연시키고 증거를 사라지게 했는지를 이야기하며, 시간이 결코 피해자의 편이 아니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윤석기 2.18 대구지하철화재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사고 원인의 제공 기관이 스스로를 조사하는 ‘셀프 조사’ 구조가 진상규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진의 6.9 광주학동참사 대표는 법과 제도가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진실 앞에 벽이 되었던 경험을 나눴습니다.
Q4. “국가가 책임지지 않을 때, 무엇이 필요합니까?”
피해자들은 독립적인 조사기구와 피해자 참여 보장이 왜 필수적인지에 대해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조사 주체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어떤 조사도 신뢰 받기 어렵고, 피해자가 배제된 조사는 또 다른 상처를 남길 뿐이라는 점이 거듭 확인되었습니다.
3부 선언문 작성: 함께 확인한 3대 권리 "진실, 정의, 안전"
참가자들은 긴 토론 끝에 제주항공 참사 해결을 위한 3대 권리를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첫째, 진실을 밝힐 권리
국토부의 셀프 조사를 멈추고 성역 없이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둘째, 정의를 보장받을 권리
꼬리 자르기가 아닌 진짜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셋째, 안전사회에서 살아갈 권리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유가족만의 권리가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의 권리입니다.
12월 28일, 무안공항에서 울려 퍼질 선언
오늘 원탁회의에서 나눈 이야기들과 피해자들의 결의는 '제주항공 참사 해결을 위한 재난피해자 선언'으로 정리될 예정입니다. 이 선언문은 오는 12월 28일(일) 저녁 7시, 무안공항에서 열리는 <1주기 추모의 밤> 행사에서 재난피해자들의 이름으로 공식 발표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서로의 아픔을 알아본 피해자들의 연대는 그 어떤 권력보다 강합니다.
국가는 없었지만, 우리는 연결되었습니다.
국가가 외면했지만, 우리는 서로를 기억합니다.
국가가 책임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진실을 향해 나아갑니다.
28일 무안공항, 추모의 밤 현장에서 울려 퍼질 선언까지,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동행을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연대가 더 넓어질 때, 진실은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함께 기억해주세요. 함께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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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 바람이 부는 12월 22일(월), 광주 전일빌딩 245에는 서로 다른 참사의 시간을 지나온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각기 다른 이름의 참사를 겪었지만, 국가의 부재 앞에서 같은 질문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는 29일이면 179명의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진실은 온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유가족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진실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30주기를 맞은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2.18대구지하철화재 참사, 4.16세월호참사, 10.29이태원 참사, 7.15오송지하차도참사, 아리셀중대재해참사, 6.9광주학동참사, 10.30인천인현동화재참사 등 8개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가족들의 손을 맞잡기 위해 재난피해자 원탁회의를 열었습니다.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면서, 이번 원탁회의의 전체 기획과 진행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재난피해자권리센터가 맡았습니다.
"멈춰버린 시계를 다시 흐르게 하기 위해"
이날 행사는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되었습니다.
김 대표는 "세상의 시간은 1년이나 흘렀지만, 우리 유가족들의 시계는 여전히 참사 당일인 12월 29일에 멈춰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분노가, 그리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어 "멈춰버린 시계를 다시 흐르게 하고 진실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먼저 이 길을 걸어온 선배 재난 피해자들에게 깊은 연대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1부 기조발제: "재난은 사고로 시작되지만, 참사는 국가의 부재로 완성된다"
1부 기조 발제에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김도희 이사와 고재승 이사가 지난 1년간의 시간을 증언했습니다.
사고의 당사자인 국토교통부가 스스로를 조사하는 ‘셀프 조사’, 참사 초기부터 작동하지 않았던 국가 컨트롤타워, 정보에서 배제된 유가족들의 시간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김도희 이사의 발언 중 한 문장은 현장에 있던 모두의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재난은 사고로 시작되지만, 참사는 국가의 부재로 완성됩니다.”
이 말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유가족들이 1년 동안 온몸으로 겪어낸 현실의 언어였습니다.
2부 원탁회의: “참사의 이름은 달라도, 국가는 늘 같은 방식으로 부재했다”
2부 원탁회의에서는 8개 재난참사의 피해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꺼내놓으며, 제주항공 참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결코 새로운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참사 직후의 초기 대응과 국가의 부재, 진실을 가로막아 온 법과 제도의 장벽, 그리고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Q1. “그때 그 장면, 지금도 똑같습니까?”
참사 직후의 장면을 떠올리는 질문에서, 피해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위험’이 어떻게 방치되었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윤석기 2.18 대구지하철화재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위험을 알고도 외면했던 구조물이 결국 참사를 키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제주항공 참사에서 드러난 구조적 결함 역시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리셀중대재해참사의 최현주님은 공항에 설치된 텐트에서 가족들이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모습이, 아무런 정보도 없이 기다려야 했던 자신의 시간과 겹쳐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정미라 10.29 이태원참사 부위원장은 구조적 원인보다 개인의 책임을 먼저 거론하는 국가와 언론의 태도가 참사 초기부터 반복되고 있음을 짚었습니다.
Q2. “국가는 그때 우리 곁에 있었습니까?”
국가와 행정이 피해자 곁에 어떻게 함께했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경구 7.15 오송지하차도참사 대표는 장례 과정에서 보험 안내부터 내밀던 행정의 모습을 떠올리며, 국가는 애도보다 관리에 더 익숙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원 10.30 인천인현동화재참사 유족회장은 참사 이후 고위 인사들의 방문과 의전은 반복됐지만, 정작 피해자와의 소통은 늘 뒤로 밀려났던 경험을 전했습니다.
손영수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전)회장은 국가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에 서 있는 듯 느껴졌던 시간을 돌아보며, 30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을 짚었습니다.
Q3. “진실은 어떻게 가려졌습니까?”
진상규명 과정으로 질문이 옮겨가자, 피해자들은 ‘조사’라는 이름 아래 반복된 좌절의 순간들을 꺼내 놓았습니다.
김순길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기다리라”는 말이 어떻게 진실을 지연시키고 증거를 사라지게 했는지를 이야기하며, 시간이 결코 피해자의 편이 아니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윤석기 2.18 대구지하철화재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사고 원인의 제공 기관이 스스로를 조사하는 ‘셀프 조사’ 구조가 진상규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진의 6.9 광주학동참사 대표는 법과 제도가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진실 앞에 벽이 되었던 경험을 나눴습니다.
Q4. “국가가 책임지지 않을 때, 무엇이 필요합니까?”
피해자들은 독립적인 조사기구와 피해자 참여 보장이 왜 필수적인지에 대해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조사 주체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어떤 조사도 신뢰 받기 어렵고, 피해자가 배제된 조사는 또 다른 상처를 남길 뿐이라는 점이 거듭 확인되었습니다.
3부 선언문 작성: 함께 확인한 3대 권리 "진실, 정의, 안전"
참가자들은 긴 토론 끝에 제주항공 참사 해결을 위한 3대 권리를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첫째, 진실을 밝힐 권리
국토부의 셀프 조사를 멈추고 성역 없이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둘째, 정의를 보장받을 권리
꼬리 자르기가 아닌 진짜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셋째, 안전사회에서 살아갈 권리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유가족만의 권리가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의 권리입니다.
12월 28일, 무안공항에서 울려 퍼질 선언
오늘 원탁회의에서 나눈 이야기들과 피해자들의 결의는 '제주항공 참사 해결을 위한 재난피해자 선언'으로 정리될 예정입니다. 이 선언문은 오는 12월 28일(일) 저녁 7시, 무안공항에서 열리는 <1주기 추모의 밤> 행사에서 재난피해자들의 이름으로 공식 발표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서로의 아픔을 알아본 피해자들의 연대는 그 어떤 권력보다 강합니다.
국가는 없었지만, 우리는 연결되었습니다.
국가가 외면했지만, 우리는 서로를 기억합니다.
국가가 책임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진실을 향해 나아갑니다.
28일 무안공항, 추모의 밤 현장에서 울려 퍼질 선언까지,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동행을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연대가 더 넓어질 때, 진실은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함께 기억해주세요. 함께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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