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센터에서는 삼풍백화점 30주년을 앞두고 센터가 실시한 <삼풍백화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프로젝트> 연구팀들이 모여 소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애초 기획단계에서 가장 큰 걱정은 유가족분들이 실태조사의 의미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참여할 가족들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첫 작업은 유족회 임원들과 영주 산림치유원으로 소풍을 함께 가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신뢰 관계가 형성된 뒤에는 유족회를 통해 180여분의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드렸습니다. 한분 한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실태조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우편 주소를 받았습니다. 그중 30개 정도의 설문이 회수되었는데,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에게 우편으로 조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결과는 많은 언론에 소개된 것과 같이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질적 연구로는 전달하기 어려웠을 피해자들의 현실이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다행히 많은 언론이 실태조사 결과를 보도해주었고, 삼풍 피해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었습니다. 일부 지면 신문은 사설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어주었습니다.
조사 결과 발표 후 한 피해자 가족이 센터로 연락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동생을 잃고, 시신을 찾으러 병원을 전전했던 트라우마로 오랜 기간 고통받아 왔다며, 지금이라도 상담과 치료를 받고 싶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도저히 수치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가장 큰 성과는 아마 이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실태조사 과정에서의 또 하나의 성과는 연구진의 성장입니다.
공동연구자 윤보영님은 가장 힘들었던 건 전화 조사 과정에서 유가족들의 거친 반응을 듣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도 아닌데 왜 전화하냐"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지만, 그것이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30년 만에 처음 받는 피해에 대한 누군가의 첫 전화였다는 점이 더 마음이 아팠다고 했습니다.
또한 외상후 분노장애(PTED) 관련 언론 보도를 보며 복잡한 심경이었다고도 털어놓았습니다.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진단을 받은 적 없는데 언론에서 마치 진단받은 것처럼 보도되는 것을 보며, 보다 철저한 사전 안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책 보고서는 써봤지만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 실태조사는 처음이었다는 또 다른 공동연구자 이태준님은 무엇보다 "피해 실태조사"라는 제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피해를 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유가족들을 단순히 '고통받는 존재'로만 규정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고민이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또한 피해자들과의 관계 설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고도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때로는 거리두기가 적절하지 못해 연구자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많을 수 있었겠다는 말에, 피해자들에게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인식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연구진 모두 이 실태조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강조했습니다. 사실 두 연구자 모두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세대이자, 연구자로서 세월호 참사 연구에서 배운 '사회적 참사'에 대한 고민들이 이번 삼풍 실태조사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이런 경험들이 계속 축적될 수 있는 기반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30년이 지나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배움과 만남을 중요시하는 연구진들과 활동가들이 있어 가능한 시도였습니다. 그리고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과정이 ‘어쩌다 한번’이 되지 않도록 센터는 이 인연과 시도들을 계속 이어가보겠습니다.
7월 2일 센터에서는 삼풍백화점 30주년을 앞두고 센터가 실시한 <삼풍백화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프로젝트> 연구팀들이 모여 소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애초 기획단계에서 가장 큰 걱정은 유가족분들이 실태조사의 의미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참여할 가족들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첫 작업은 유족회 임원들과 영주 산림치유원으로 소풍을 함께 가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신뢰 관계가 형성된 뒤에는 유족회를 통해 180여분의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드렸습니다. 한분 한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실태조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우편 주소를 받았습니다. 그중 30개 정도의 설문이 회수되었는데,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에게 우편으로 조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결과는 많은 언론에 소개된 것과 같이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질적 연구로는 전달하기 어려웠을 피해자들의 현실이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다행히 많은 언론이 실태조사 결과를 보도해주었고, 삼풍 피해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었습니다. 일부 지면 신문은 사설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어주었습니다.
조사 결과 발표 후 한 피해자 가족이 센터로 연락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동생을 잃고, 시신을 찾으러 병원을 전전했던 트라우마로 오랜 기간 고통받아 왔다며, 지금이라도 상담과 치료를 받고 싶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도저히 수치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가장 큰 성과는 아마 이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실태조사 과정에서의 또 하나의 성과는 연구진의 성장입니다.
공동연구자 윤보영님은 가장 힘들었던 건 전화 조사 과정에서 유가족들의 거친 반응을 듣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도 아닌데 왜 전화하냐"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지만, 그것이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30년 만에 처음 받는 피해에 대한 누군가의 첫 전화였다는 점이 더 마음이 아팠다고 했습니다.
또한 외상후 분노장애(PTED) 관련 언론 보도를 보며 복잡한 심경이었다고도 털어놓았습니다.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진단을 받은 적 없는데 언론에서 마치 진단받은 것처럼 보도되는 것을 보며, 보다 철저한 사전 안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책 보고서는 써봤지만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 실태조사는 처음이었다는 또 다른 공동연구자 이태준님은 무엇보다 "피해 실태조사"라는 제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피해를 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유가족들을 단순히 '고통받는 존재'로만 규정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고민이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또한 피해자들과의 관계 설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고도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때로는 거리두기가 적절하지 못해 연구자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많을 수 있었겠다는 말에, 피해자들에게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인식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연구진 모두 이 실태조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강조했습니다. 사실 두 연구자 모두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세대이자, 연구자로서 세월호 참사 연구에서 배운 '사회적 참사'에 대한 고민들이 이번 삼풍 실태조사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이런 경험들이 계속 축적될 수 있는 기반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30년이 지나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배움과 만남을 중요시하는 연구진들과 활동가들이 있어 가능한 시도였습니다. 그리고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과정이 ‘어쩌다 한번’이 되지 않도록 센터는 이 인연과 시도들을 계속 이어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