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진실을 가로막는 높은 벽들,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함께

2025-09-10

지난 9월 3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과 광주전남 시민사회의 만남에 이어, 9월 9일에는 유가족들과 서울 및 수도권의 시민사회노동단체 활동가들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


센터가 주최한 9일 간담회에는 이번 여객기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 13분과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지방변호사회의 김성진 변호사님, 그리고 시민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김용균재단, 인권운동사랑방,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민주노총 등 서울 및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16개 단체의 활동가 등 4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진상규명의 절박함을 함께 나누고, 앞으로 어떻게 연대해 나갈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했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실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유가족들은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쪽짜리 특별법, 그리고 유가족들의 고립된 투쟁

참사가 일어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가족들의 행동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토록 힘든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억울하게 생명을 잃은 가족들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간절한 마음 때문입니다.

현재 제정된 특별법은 단순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고만 표현되어 있어, 정작 가장 중요한 진상규명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이 특별법을 '반쪽짜리 특별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법이 재발 방지나 안전보다는 재난을 빨리 수습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언론에서 이 참사에 대한 보도가 적다 보니, 많은 시민들이 참사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또한 특별법이 빨리 제정되었다는 이유로 문제가 다 해결된 것으로 오해하는 시선들도 있어, 유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높은 벽들

유가족들은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공정성에 대해 깊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 만에 발표된 사조위의 예비조사 결과에는 국토부의 책임을 최소화하는 내용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본 유가족들은 이미 조사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사조위는 국토부 산하에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국토부에 대한 공정한 조사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조사팀의 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특별법에 명시된 유가족의 권리를 바탕으로 항공기의 블랙박스 공유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사조위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과 조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유족 명의의 자료 제공 요청마저 거부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예비조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조위가 사고 원인을 새와 조종사에게만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유가족 대표단은 국토부 장관과 제주항공 대표를 고소고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며 사조위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의 절박한 호소

유가족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사조위를 독립시키고, 자신들이 진상규명 과정을 직접 검증하고 논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특별법에 진상조사 내용을 추가하기 위한 개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사조위와의 충돌을 이유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답답한 상황입니다.

유가족들은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지기 전이라도, 최소한의 자료만이라도 공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라도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언론 보도도 부족하고, 사건이 지역에서 발생했고 가족들이 광주전남에 연고를 두고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고립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이중삼중의 고통 속에서도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억울하게 죽은 가족들의 진상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의지 때문입니다.

제주항공 사장이 9개월 만에 보낸 형식적인 답변에도 큰 상처를 받았지만, 그들은 계속 싸워나가고 있습니다.


시민사회가 나서야 할 때

간담회에 참여한 시민사회노동단체 활동가들은 그동안 제주항공여객기 참사에 무심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며, 유가족들의 절박한 상황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제는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서 이 싸움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어디서부터 관심을 가져야 할지 몰라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사 문제부터 시작해서 정부 책임 규명, 시민들과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서 폭넓은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민사회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데 의견들이 모였습니다.


지난 3일과 9일로 이어진 간담회가 향후 어떤 파장을 그리며 뻗어나갈지 함께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센터는 지금껏 그러했던 것처럼 재난피해자의 권리회복을 위해 묵묵히 그 과정에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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